앵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중국의 북한 옹호 정책의 변화 조짐을 거론한 가운데 중국의 기존 대북관이 변하고 있으며 또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호주(오스트랄리아)의 총리를 역임했던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외무장관은 13일 미국 외교협회(CFR)가 주관한 행사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지도국 중 하나로 부상하길 원하고 있다며 새로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대북정책에 변화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케빈 러드 전 총리: 중국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북한 정권에 상당한 우려를 자아낼 것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앞으로 북한을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여기면서 비판적인 대북관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 신임 중국 총리 등을 만났던 미국의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지난 8일 미국의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인식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위원장: 제가 볼 때 중국은 북한의 젊은 지도자에 대한 짜증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가 중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주변국 모두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hina, in my view, is becoming increasingly irritated at this young leader's reluctance to take any counsel and to behave in - like a rogue regime threatening everyone in the vicinity.)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의 기존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법대의 양위관 교수는 14일 홍콩 매체인 '대공보' 기고문을 통해 중국 정부가 '조중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을 즉각 폐기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조약에 따르면 북한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할 경우 중국은 북한을 도와 전쟁에 나서야 하는데 중국이 도발적인 북한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전쟁에 휘말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또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기관인 중앙당교의 공산당 이론가가 최근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고 한국 중심의 한반도 통일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덩위언 부편집장은 지난달 27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에 기초한 중국의 전략적 안보 관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을 개방, 개혁을 거부해 곧 무너질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했고, 이런 북한이 앞으로 핵을 가지고 중국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국가주석으로 공식 취임한 중국의 시진핑 총서기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미중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중국이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조짐이 보인다면서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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