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라시나 저보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도록 주요국의 전직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저명인사 자문단이 직접 북한과 접촉해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저보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 김진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저보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에서 열리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한 국가의 외무장관 회의에서 북한에 핵실험금지조약의 서명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 등 핵실험 없는 지구를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 공동 노력을 논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라시나 저보 사무총장 : 금요일 회의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한 183개국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이 국제법으로 발효되기 위해 넘어야 할 남은 과제를 논의합니다. 북한을 포함해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에 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합니다.
주요국의 전직 총리 등 저명인사 자문단(Group of Eminent Person)을 구성해서 핵실험금지조약의 서명을 주저하는 나라를 직접 설득하는 문제도 논의된다고 저보 사무총장은 소개했습니다.
저보 사무총장 : 아직 북한과 직접 접촉해서 조약에 서명할 것을 설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구성될 저명인사 자문단을 통해서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캐빈 러드 전 오스트랄리아 총리나 스위스의 전 장관 등 저명한 지도자들이 북한을 설득하는 활동에 참여합니다.
저보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실험금지를 약속하는 국제 조약에 가입하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 완화와 자연재앙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정치, 경제, 기술적으로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보 사무총장 : 북한이 처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핵실험금지조약에 참여해야 합니다. 핵실험금지조약의 서명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해소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같은 회의에서도 조약의 서명은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기술적인 이익도 적지 않습니다. 조약에 서명한 국가들이 공유하는 지진파 등의 정보를 북한도 받게 됩니다. 일본의 관서 대지진 때 핵실험금지조약기구가 확보한 모든 지진파 정보를 한국에 전했습니다.
저보 사무총장은 이번 유엔 회의에서 핵실험 시도를 감시하는 국제 협력 체계도 논의한다면서 최근 중국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감시 활동에 동참하는 등 감시체계를 강화했다면서 북한의 지난 세 차례의 핵실험도 실험 즉시 이상 징후를 탐지해 회원국과 유엔 본부에 보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보 사무총장 : 지진파나 수중음파, 초저주파, 핵물질 분석 등의 방법으로 최고 수준의 핵실험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추가로 가동한 핵실험 감시 시설10곳을 포함해 전 세계 가동 중인 290개 시설에서 지상이나 지하, 해저를 포함한 모든 핵실험 가능 공간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2006년, 2009년 그리고 올해 2월의 핵실험도 실시간으로 탐지했습니다.
저보 사무총장은 서부 아프리카 내륙 부르키나 파소 출신으로 지구물리학 학자입니다.
2004년부터 핵실험금지조약기구의 국제정보센터소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11월 비유럽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핵실험금지조약기구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한편, 핵실험금지조약기구는 유엔이 1996년 일체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만든 국제사회의 핵실험 감시기구입니다.
전 세계 183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은 아직 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은 1968년 핵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유엔이 채택한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에 1985년 가입했지만 2003년 탈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