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청와대와 국방부 등을 찾아 북한과 관련한 사안들을 협의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정보 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의 클래퍼 국장은 2박3일간 서울에 머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 남재준 국장원장 등 남측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클래퍼 국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협의가 핵심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겠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말 이뤄진 장성택 처형과 그 여파를 놓고 양측이 서로의 분석과 판단을 공유하는 기회로 삼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정보 교류를 위한 방문 의도도 있겠지만, 그러한 차원보다는 오히려 한국 측이 북한과 관련한 사안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려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클래퍼 국장의 이번 방한은 사전에 협의된 일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긴급한 현안 때문에 서울을 찾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과거 한국 행정부에서 정보 분야를 담당했던 복수의 전문가들은 한미 고위급 정보 당국자의 상호 방문은 주로 정보협조 방안에 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북한의 4차 핵실험 준비와 관련한 논의가 이번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최근 동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보다는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그 이후의 대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이 한국을 찾은 건 2011년 5월 이후 3년만입니다. 2004년 출범한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를 포함해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