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전개해달라고 미측에 요청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조만간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 국회의 국방위원회가 4일 국방부로부터 6차 핵실험과 관련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 출석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항공모함, 핵잠수함, B-1, B-52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전개할 것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더 심각해진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입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지난 29일부터 4박 5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송 장관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 같은 요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북한은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이어 과거보다 위력이 강해진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며 한반도,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매우 심대한 도발 행위입니다.
송 장관은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한데 (대신) 확장 억제 자산을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례적 전개가 아닌 상시 전개나 전술핵 재배치를 요청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반문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송 장관은 답했습니다. 특히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 비핵화 문제와 국제관계가 있기 때문에 깊이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국회에도 설명하는 등 여러 단계를 통해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습니다. 국방부는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4차, 5차 핵실험보다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장경수 국방부 정책실장 직무대리: 폭발 위력은 지진 규모 5.7을 고려할 때 TNT로 50킬로톤입니다. 핵물질은 핵분열 및 융합물질 등 다양한 핵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경량화를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북한이 500kg 이하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 겁니다. 특히 송영무 장관은 “(핵탄두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핵 능력 완성 단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장경수 국방부 정책실장 직무대리는 “고위력의 핵탄두와 제어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조만간 미국에 대해 핵 투발 수단 과시 차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준비 활동이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국가정보원도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9일을 전후로 ICBM급 미사일이 ‘정각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고각 발사’를 하던 미사일을 정상적인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잠수함탄도미사일과 화성12호, 화성14호 등을 북태평양에 추가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국정원 측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3~4번 갱도를 준비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차 북핵 실험이 이뤄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베를린 구상’은 당분간 멈춰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송영무 장관은 “3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상태에서 ‘베를린 구상’ (추진)보다는 응징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면서 “고도화되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잔여 (사드) 발사대 4기를 조만간 임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