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과 국제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기구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함경북도 홍수피해 복구를 위한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유엔의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기구들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이번 뉴욕 방문 기간에 비공개 만남을 가진 사실을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실은 지난 24일 스티븐 오브라이언 국장과 리 외무상의 양자 접촉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올해로 대북 지원을 일단 종료하는 유엔개발계획(UNDP) 대변인실도 23일 헬렌 클라크 총재와 리 외무상과의 양자접촉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비공개 회의인 만큼 유엔 기구들은 통상 회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공개하지 않지만, 유엔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이 이들 기구 대표를 만난 것은 함경북도지역 홍수피해에 대한 긴급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리 외무상은 인도주의업무조정국과의 만남에서 긴급지원을 요청하면서 특히 현재 수해 현장에 제공되고 있는 천막 텐트 이외 철재 지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유엔개발계획과는 올해로 종료되는 ‘북한 국가프로그램’에 대한 향후 계획과 유엔개발계획이 현재 주도하고 있는 북한 홍수피해 지원 사업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유엔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 외무상은 24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국제적십자사(IFRC)의 피터 마우러 총재도 만나 홍수피해 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외무상에 앞서 22일에는 북한 대표단원으로 리 외무상과 함께 뉴욕을 방문한 김창민 외무성 국제기구 국장이 유니세프(UNICEF), 즉 유엔아동기금 관계자를 만나 지난 15일 유니세프가 운영이사회로부터 승인 받은 총 7천137만2천 달러 예산 규모의 2017∼2011년 새 주기 북한 ‘국가프로그램’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홍수피해 상황과 복구를 위한 긴급지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외교 수장들이 우방국 및 여러 유엔 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공개, 비공개 회담을 활발히 갖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반면, 북한의 경우 그렇지 않았습니다.
리 외무상도 이번 뉴욕 방문 기간 기조연설 외 두드러진 대외 활동이 없고 홍수지원과 관련한 별다른 외교노력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실상은 홍수 피해를 빌미로 대북 지원기구들에 긴급 도움을 호소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핵무장이 국가노선’이라며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 배격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뒤로는 남몰래 홍수 피해를 빌미로 ‘구걸 외교’를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유엔 소식통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안보리 결의를 계속해서 위반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여파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실제 국제 기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