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은 방위비를 이미 많이 분담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죠. 한국의 외교부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한국 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미 각자의 나라에서 미군을 지원하는 데 많은 양(large amounts)을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밝혀졌습니다.
트럼프 정부 각료 중에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틸러슨 장관이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외교부는 9일 “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트럼프 측 인사들에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그러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미 조야 내에서도 우리의 상당한 기여에 대한 평가는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는 향후에도 미 측에 대해 우리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나갈 예정입니다. 오늘 아침에 보도된 틸러슨 국무장관의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의 서면 답변에서도 우리의 정부 입장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봅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한국,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실패할 경우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미국 상원 의원의 질문에 대한 서면답변 형식으로 나왔습니다.
상원 인준 청문회에 제출된 서면답변 자료는 최근 미국의 한 환경단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일 상원에서 인준안이 통과된 후 곧바로 취임했습니다.
서면답변에서 틸러슨 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미국이 향후 진행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생산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공평한 분담금 합의가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아시아 동맹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언급하며 한국 등이 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임무가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과 맞물린 것이며,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한국의 분담금 비중은 0.068%로 일본의 0.064% 보다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한미군 총 주둔 비용은 2조 원, 즉 17억 달러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정부는 이 비용의 50%를 부담하고 있다고 서울에 있는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