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3일 발표한 '2014부패인식지수(CPI)'에서 북한을 4년 연속 전세계 최악의 부패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별 공공부문의 청렴도를 평가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북한이 올해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100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 수록 정부 관료, 경찰, 군인 등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데 북한은 8점으로 최하점을 받았습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의 스리라크 프리패트 아태지역 연구원은 북한이 조사 대상 175개국 중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와 함께 가장 부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스리라크 프리패트 연구원: 북한 공무원은 월급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매우 낮습니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임금으로 생활하기에 어려운 공무원이 대다수여서 뇌물이나 부정한 제안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노동당 등 북한 당국의 간부급들과 결탁한 생존형 부정부패가 심하다면서 부패와 관련한 사법체계의 부실과 식량과 물자 부족 등 사회, 경제적 환경이 북한을 최악의 부패국으로 만들었다고 프리패트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여러 국제평가기관들의 ‘정부 기능 관련 뇌물 제공 정도’ ‘뇌물 부패 만연 정도’ ‘공공부패의 심각성’ 등의 조사 결과를 종합한 평가결과로 국제투명성기구가 1995년부터 산정해왔습니다.
북한은 2011년부터 조사대상국에 포함되었는데 첫 해인 201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공공부문의 부패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프리패트 연구원은 북한을 포함해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들을 보면 민주화되지 않은 독재국가가 많다면서 국민과 정부 간의 소통이 얼마나 열려있고 활발하게 이뤄지는가에 따라 공공부문의 부패도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리패트 연구원은 북한 지도층의 부패와 관련한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만 부패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리패트 연구원 : 공무원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사법체계 완비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북한 사회 전반에 만연한 청탁과 뇌물 문화를 없애기 위한 지도층의 결단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는 국제사회의 신뢰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외부 지원이나 투자 유치도 힘들 것이라고 프리패트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제투명성기구는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나라로 덴마크와 뉴질랜드를 꼽았습니다.
이들 국가는 100점 만점에 각각 92점과 91점을 받았습니다.
통상 70점 이상은 전반적으로 투명함을 그리고 50점부터 70점까지는 ‘절대 부패’에서 벗어난 상태로 평가됩니다.
한국은 55점으로 총 175개국 가운데 43위로 평가됐고, 미국은 74점으로 17위, 중국은 36점으로 100위, 그리고 러시아는 27점으로 136위로 평가됐습니다.
10점 이하의 평가를 받은 국가는 조사대상 175개국 중 2개국으로 8점의 북한과 소말리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