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측근, 북일 정상회담 모색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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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측근인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가 14일 전격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의 돌연한 방북을 둘러싸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설 등 갖은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아베 신조 내각의 이지마 이사오(67) 내각관방 참여가 14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의 순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지마 내각관방 참여는 18일까지 5일간 평양에 머물면서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 등과 만나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 양국 고위급 실무자 회담 재개 문제 등 북일 현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일부 일본 언론은 이지마 참여의 방북 목적이 아베 신조 총리와 김정은 노동당 제 1서기의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언론은 이지마 참여가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5일간 평양에 머물면서 김정은 제1서기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아베 신조 총리는 15일 열린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이지마 참여의 방북에 대해서는 정부나 총리로서 노 코멘트 즉 할 말이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북일 정상회담도 당연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이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방북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어 납치 피해자 5명을 귀국시켰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현재 평양을 방문중인 이지마 내각관방 참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2002년과 2004년에 열린 북일 정상회담을 이면에서 뒷바라지 한 인물입니다.

이지마 참여도 얼마전 한 텔레비전 방송과의 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북한을 전격 방문하는 일이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납치문제의 진전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들은 참의원 선거를 눈앞에 둔 아베 총리가 북한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방북이 여름에 치러 질 참의원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 아니면 불리하게 작용할 지 아직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또 한미일 연대를 중시하는 한국과 미국이 아베 정권의 대북 접근에 쐐기를 박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지마 참여가 방북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일본측의 돌출 행동에 큰 불만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3국을 순방중인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16일 도쿄에서 일본 외무성의 스기야마 신스케 아시아 대양주 국장을 만나 사실 관계를 확인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산케이 신문은 이지마 참여의 방북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인맥이 개입됐다고 보도하면서, 그가 이번 방북에서 조총련 중앙본부의 계속 사용을 허가하는 대가로 납치 재조사 문제 등 납치 문제의 진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