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이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학살한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습을 전격 감행했습니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과 북한을 향한 경고의 의미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밤 지중해상의 미국 해군 구축함 로스함과 포터함에서 토머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흰 연기를 내뿜으며 발사대를 날아 오릅니다.
미사일 발사 현장음 (미 국방부 제공)
시리아 중부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향해 총 59발의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알 아사드 정권이 지난 4일 어린이 등 민간인을 향해 감행한 화학무기 공격을 직접 수행한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입니다.
이날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진행중인 가운데 단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첫 날 저녁 만찬을 서둘러 끝낸 뒤 공습을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오늘 밤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해 군사 작전을 명령했습니다. 화학무기 사용과 확산을 막고 억제하는 건 미국의 주요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됩니다.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공습 단행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해 놓고 군사작전에 나선 점을 들어 중국과 북한에 보내는 경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데니스 핼핀 전 하원 외교위 동아시아 담당 전문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 시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핼핀 : 시 주석을 향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이번 공습이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촉발된 점은 최근 김정남 암살에 화학무기인 VX가스를 사용한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은 7일 사설을 통해 이번 시리아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힘 과시 (a show of force)라고 평가했습니다.
전세계를 향해 필요하다면 지체없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 보이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미국이 자칫 중동에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또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은 이날 시리아 공습이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군사작전을 시작으로 중동에서 또 한 차례 전쟁에 휩쓸리게 될 경우 임기 초반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로 고전중인 트럼프 대통령에 큰 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