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프리카서 대사 임명 놓고 외교적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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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북한 고위 외교관의 탈북으로 전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는 대사 임명을 놓고 북한 당국이 물의를 일으켜 해당국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쉰 아홉살 외교관 김영수 씨를 아프리카 민주 콩고 대사로 내정하고 아그레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민주 콩고보다 한 달 앞선 4월에 이미 탄자니아로부터 대사 임명을 위한 아그레망을 받았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아그레망은 대사와 같은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사전에 상대국의 동의를 부여받는 것을 가리키는데, 북한 당국은 돌연 김씨의 민주콩고 부임을 취소하고 지난 6월 중순 탄자니아 대사로 임명, 파견했습니다.

탄자니아의 일간지 탄자니아 비즈니스 타임스와 민주콩고의 일간지 르포텅시엘은 각각 지난 12일과 15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북한 당국이 두 나라를 우롱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나라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보통 아프리카의 경우 아그레망을 신청하고 부여받는데까지 2,3개월이 소요된다고 봤을 때 북한 당국이 민주 콩고와 탄자니아에 중첩되게 아그레망을 신청했을 거라는 게 현지 외교가의 관측입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김씨의 민주 콩고 대사 부임이 불가능 하다는 이유로 김씨의 뇌졸중을 들었는데, 갑자기 뇌졸중에 걸린 사람이 민주 콩고에서 아그레망을 부여받은지 한 달만에 탄자니아 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현지 언론매체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탄자니아 주재 북한대사관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일부 아프리카 외교관들에 의해 밝혀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김씨가 탄자니아에서 10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어 민주 콩고 대신 탄자니아로 부임지를 희망했을 수도 있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두 나라에 비슷한 시기에 아그레망을 신청한 것이 사실이고, 또한 김씨의 부임불가 사유인 뇌졸중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이는 민주콩고와 탄자니아 양국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현지 언론은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아그레망을 부여하는 것은 상대방의 국가정상인데 김씨가 민주콩고 아그레망을 내던지고 탄자니아로 간 것은 민주콩고 정상의 결정에 맞서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김씨는 현재 탄자니아 대사로 부임해 업무를 보고 있으며 이달 안에 탄자니아 존 마구풀리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민주 콩고 주재 북한 대사 자리는 공석입니다.

하지만, 김영수가 탄자니아로 오기 전 민주콩고로부터 받은 아그레망을 무시하고 대사 부임을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데다 김씨의 뇌졸중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북한 당국을 향한 현지인들의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