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외무성이 남북 간 포격전 직후에 평양에 상주하는 해외공관 대표자들을 불러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북한 외무성 간부는 외교사절단 앞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공식 발표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의 서부전선 기습 포격과 남한군의 대응 포격으로 한반도 상황이 긴장으로 치닫고 있던 21일.
북한 외무성은 평양에 상주하는 외교 사절들을 긴급히 불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웨덴 외교부는 24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당국이 21일 스웨덴 대사관을 포함해 평양 주재 외교사절을 불러 한반도 정세에 관해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외교부는 북한 내 외교사절을 대상으로 한 북한 외무성의 긴급 설명회와 관련해 상세한 내용을 밝히길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설명회에 참석한 외교사절은 북한 당국의 사뭇 다른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해야 했습니다.
외무성 소속의 국장급 간부가 주관한 당시 설명회에서는 북한 당국이 이미 천명한 전면전 불사 등 강경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 최후통첩이라며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직후였기 때문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 소식통은 그러나 설명회가 끝난 뒤 북한 외무성 측이 보인 태도는 남한과 전면전을 앞둔 위기상황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당시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은 설명회에 참석한 외교사절과 일일이 인사와 환담을 나누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안부를 묻거나 예정된 약속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긴장수위를 한껏 끌어올렸지만 당시 외무성 간부들의 태도를 보면서 당장 무력충돌이 일어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외교부도 한반도 상황이 비록 긴장상태지만 남북 간 작은 충돌이나 긴장고조가 종종 있어왔다는 점을 들어 그리 특별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언론은 이날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는 수백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도착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