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주변의 고위 엘리트 계층이 핵개발을 고집하는 김 위원장에 반기를 들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3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미국의 대북정책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지탱해주는 주변 고위 엘리트 계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위 엘리트들이 김 위원장과 이른바 ‘운명 공동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김 위원장과는 구별돼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 줄 실현 가능한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청문회 출석에 앞서 제출한 답변서에서 최근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태영호 전 공사의 한국 망명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 고위 엘리트 계층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만과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 엘리트 계층에,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인권 등 국제규범을 준수할 경우 북한이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키고 엘리트 계층의 생존도 명확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우선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때 북한 경제와 북한 엘리트 계층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탈북해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행을 택하는 북한 고위 엘리트 인사에게 보다 명확한 탈북 경로(pathway)를 마련해 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또 만일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고위 엘리트 인사가 탈북할 경우 그에게 상당한 경제적 보상책(significant economic package)을 제공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는 북한 엘리트 인사가 김정은 정권이 여전히 건재한데도 탈북할 경우 그에게 구체적인 보상책을 마련해주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의 증인으로 함께 출석한 닉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도 핵개발에 동조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을 더 압박하는 한편 김정은에 반대하는 북한 엘리트의 탈출은 적극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이후 통일 한국 관련 계획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 엘리트 계층에겐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국이 과연 어떤 모습일 지가 그들의 현재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