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금까지 허용해오던 아동영상물(만화영화)에도 시청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주민들이 미국과 한국의 아동영상물에 빠져들자 내려진 조치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영상물에도 금지령을 내리고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직접 수입해 방영했던 아동만화와 밀수로 유입된 남한의 불법 아동영상물이 북한 어린이들속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자 금지조치가 취해졌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최근 중앙에서 각도의 학교들과 인민반들에서 아동만화영화 ‘로빈후드’의 유포와 시청을 금한다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아동영화나 만화영상물까지 금지한데 대해 주민들이 비난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당국이 금지한 아동만화 ‘로빈후드’는 주인공의 의로운 활동으로 잘 알려진 세계명작 중의 하나”라며 “포악한 왕과 부패한 관리, 탐욕스러운 귀족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 나눠주는 내용에 북한 어린이들이 환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로빈후드’는 2006년부터 당국이 직접 수입해 조선중앙방송 TV에서 방영까지 한 어린이 만화영화”라며 "영화가 방영된 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부정부패와 횡포가 신통하게도 현대 조선(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평가가 주민들 속에서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어린이들이 즐겨보던 ‘로빈후드’가 금지영화로 지정되자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못 할망정 무엇이 무서워 세계적인 명작만화까지도 금지하는지 중앙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중앙에서 최근 아동영상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로빈후드’는 물론 비밀리에 유통되면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 만화영화 ‘심슨 패밀리’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시작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특히 ‘심슨 패밀리’의 유포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선포했다”며 “USB나 SD카드에 저장된 채 남조선 영화들과 함께 유입된 이 영상물에는 북한의 핵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능 피폭 피해사례가 만화그림으로 적나라하게 표현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심슨 패밀리’는 재미있는 그림으로 하여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당국이 ‘심슨패밀리’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경고하면서 오히려 이 영상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실제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각종 피해 사례에 주민들이 불안해하는데 ‘심슨 패밀리’로 막연하게 여기던 핵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북한에서 핵개발이 진행된 지역으로 의심되는 곳에서 팔다리가 없거나 눈이 세 개인 기형아출생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룬 미국 만화영화 ‘심슨패밀리’를 북한당국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