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11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면면을 분석한 결과, 정권의 안정성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당·정·군의 핵심 관료들이 대부분이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내부 권력 구도에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습니다.
우선 대외정책을 맡은 핵심 관료들이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연임됐고,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새로 대의원이 됐습니다. 대미 정책을 맡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연임됐고, 대중 정책에 관여하는 지재룡 주중 대사는 새로 대의원으로 뽑혔습니다.
게다가 박봉주 내각 총리나 로두철 부총리 같은 경제 분야의 핵심 관료들도 그대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김정은 체제 하에서 열린 첫 대의원 선거를 통해 북한 지도부는 안정성 유지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대남, 대미, 대중, 그리고 경제 부문과 관련해서 지난해 경제핵무력건설병진노선을 천명한 이후의 진용이 일단은 건재한 것으로 보여서 안정성을 나름대로 과시하는 선거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김정은 체제 하에서 급부상한 인물들도 눈에 띕니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 부국장,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그리고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이 대의원에 새로 뽑혔습니다.
장성택 숙청의 여파를 비켜간 인물들도 많습니다. 아내인 김경희 당비서는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에도 이름을 올렸고, 최룡해 총정치국장, 그리고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 대의원으로 재선됐습니다.
다만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로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등은 대의원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9일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투표장에 등장해 관심을 모았던 여동생 김여정은 대의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북측의 중앙선거위원회는 11일 정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투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 687명 중 김정은 제1비서를 비롯해 360여명이 새로 뽑혀 약 53%의 교체율을 기록했습니다.
대의원 명단 발표는 지난 9일 선거가 종료되고 이틀 만에 이뤄졌습니다.
북측은 다음달에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를 열어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에 대한 인선작업을 하고 올해 예산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