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선제 정밀타격론 현실성 결여”

0:00 / 0:00

앵커: 최근 북한 핵시설이나 핵무기에 대한 선제 정밀타격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안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우드로윌슨센터의 로버트 리트웍(Robert Litwak) 국제안보담당 국장은 최근 한국에서 불거진 북핵 선제타격론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리트웍 국장은 지난 6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열린 강연회 참석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선제타격을 비롯한 대북 군사공격 방안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리트웍 국장: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안(military option)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는 목표물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제2의 우라늄 농축 시설도 영변 바깥에 있습니다.

리트웍 국장은 또 한반도 전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 때문에라도 대북 군사공격 방안은 고려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지난 5일 리트웍 국장과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한국 언론과 회견에서 북한의 모든 핵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던 1994년에는 한 번의 타격만으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핵시설이 북한 전역에 산재해있고 또 핵무기의 이동 배치도 가능해 군사 공격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1994년 실제로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지만 지금 북한의 상황은 당시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7일 한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 미국도 협조하는 입장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북 군사공격안도 미국의 고려 대상 중 하나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어떤 방안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미국은 지난달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087호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등에 집중하고 그런데도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하면 그에 대한 대가도 북한이 반드시 더 지불하게 한다는 것이 눌런드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리트웍 국장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리트웍 국장을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들은 사실상 대북 군사공격 방안을 고려할 수 없는 미국으로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북한과 다시 협상에 나서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리트웍 국장은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북한을 절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또 미북 관계정상화에도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교도통신은 7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미국 정부가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에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아무것도 밝힐 것이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북한의 핵실험과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