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측이 22일 연평도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남측 해군 함정을 향해 2발의 포격을 가했습니다. 남측도 이에 대응해 5발의 포탄을 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22일 오후 6시께 연평도 서남방 14km 지점인 북방한계선(NLL) 이남 남측 해역에서 초계임무를 수행하던 남측 해군 함정을 향해 포격을 가했습니다.
남측 군 관계자는 북측이 해안포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측이 쏜 2발은 모두 남측 함정과는 150여미터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습니다. 따라서 남측 해군이 입은 피해는 없습니다.
남북 양측의 함정이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교전한 적은 있지만, 북측이 남측 함정 인근에 포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측 군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도발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군이 함정을 맞추려고 포격한 것인지, 아니면 경고 사격인지는 분석해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측이 포탄을 발사했을 당시 남측 함정은 NLL에서 남쪽으로 5.5노티컬마일(9.9㎞)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포격은 북측 서남전선군사령부가 ‘공개 보도’를 통해 남측 함정을 “조준타격”하겠다고 위협한 지 하루만에 발생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남측 당국자들이 최근에 내놓은 강경한 대북 발언에 북측이 군사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합니다. 특히 지난 12일 남측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은 없어져야 할 나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북측은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남측 정부 일부 인사의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한 반발, 그 과정에서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남측의 의지를 시험하는 차원의 저강도 무력시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측 함정은 북측의 포격 직후 곧바로 5발의 함포를 NLL 이북 해상에 있던 북측 경비정 인근으로 발사했습니다.
포탄은 모두 북한 경비정 인근 150여m 해상에 떨어졌다고 남측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또한 남측은 즉각 전투기를 발진하고, 전투함정을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업 중이던 어선들도 긴급 대피했습니다.
북측 서남전선군사령부는 21일 ‘공개보도’를 통해 남측 해군이 북측 어선 단속정 1척과 경비정 2척에 대해 지난 20일 경고 사격한 것을 비난하면서 남측 해군 함정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위협한 바 있습니다.
남측 해군은 당시 북측 함정이 NLL을 침범하자 경고통신에 이어 함포 10발을 경고사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남측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22일 ‘입장’ 자료를 내고 북측의 위협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실화하기 위한 책동”이라고 규정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남측은 NLL을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북측은 이를 “1953년 미군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유령선’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