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측은 연평도 인근 남측 함정을 향해 포격한 일이 없다면서 남측의 발표를 "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22일 발생한 포사격과 관련해 남북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였습니다.
북측은 23일 서남전선군사령부 ‘보도’를 통해 남측 함정을 상대로 한 북한군의 포격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측은 정작 ‘선불질’을 한 당사자는 남측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측 국방부는 22일 오후 6시께 연평도 서남방 14km 지점인 NLL 이남 남측 해역에서 초계임무를 수행하던 남측 해군 함정을 향해 북측이 2발의 포격을 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부인하며 북측은 도발의 당사자는 남측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남측은 23일 이를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이러한 억지 주장은 도발에 대한 책임 회피를 위한 뻔뻔한 거짓말이면서 국제사회의 웃음거리에 불과합니다.
국방부는 이어 ‘대변인 성명’도 내놨습니다. “강력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것”이며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가차없이 응징하겠다”는 게 성명의 핵심입니다.
북측의 의도와 관련해 국방부는 “군의 정상적인 경계작전 활동을 방해하고 북방한계선 일대를 분쟁수역화함으로써 NLL을 무실화하려는 데 북측의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북측은 자신들의 명백한 도발 행위를 남측의 자작극으로 몰아세워 남한내 국론을 분열시키고 안보 불안감을 조장해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가려는 저의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날 국방부 대변인 성명은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장관회의 이후 나온 것입니다.
22일 북측이 쏜 2발의 포탄은 모두 남측 함정과는 150여미터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습니다. 따라서 남측 해군이 입은 피해는 없었습니다. 남측 함정은 북측의 포격 직후 곧바로 5발의 함포를 NLL 이북 해상에 있던 북측 경비정 인근으로 발사했습니다. 포탄은 모두 북측 경비정에서 150여m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다고 남측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남북 양측은 이미 한차례 설전을 주고받은 바 있습니다.
북측 서남전선군사령부는 21일 ‘공개보도’를 통해 남측 해군이 북측 어선 단속정 1척과 경비정 2척에 대해 지난 20일 경고 사격한 것을 비난하면서 남측 해군 함정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위협했습니다.
남측 해군은 당시 북측 함정이 NLL을 침범하자 경고통신에 이어 함포 10발을 경고사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남측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22일 ‘입장’ 자료를 내고 북측의 위협을 “서해 NLL을 무실화하기 위한 책동”이라고 규정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해에서 꽃게잡이가 한창 진행되는 이맘때는 항상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곤 했습니다. 남북한 어선뿐 아니라 중국 어선까지 NLL 근방에서 꽃게를 잡기 때문에 남북 양측의 해군이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 행위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충돌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측은 NLL을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북측은 이를 “1953년 미군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유령선’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