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밤 미국의 CNN방송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한국어로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길 희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은 11일 오후 미국의 CNN 뉴스프로그램 ‘상황실(Situation Room)’ 진행자 울프 블리처 씨와의 대담에서 한국어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반 사무총장 : 민족의 궁극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 대화를 통해 모든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반 사무총장은 진행자가 카메라를 보고 한국어로 직접 김 제1비서에게 말해달라고 청하자 이와 같이 강조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뿐 아니라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앞서 영어로 진행된 회견에서는 북한 당국이 심각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민생을 돌보는 데 힘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반 사무총장 :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어긋나는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고통받는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를 바랍니다.
I would strongly ask him to first of all refrain from provocative measures…
반 사무총장은 자신이 한반도의 정세 안정과 당사자들 간의 대화에 필요하다면 북한을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최근 중국의 외교부장과 통화를 하고 미국의 CNN방송 회견에 응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며 긴장완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또 다시 미사일을 쏠 경우 유엔이 더욱 강력한 제재 결의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반도 위기상황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반 사무총장과의 회동 후 “아무도 한반도에서 분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사무총장과 북한이 그동안 취해온 호전적인 태도를 중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이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을 보호하고 역내 동맹국들에 대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사무총장도 한반도에서 긴장이 지속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와 대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중국을 포함해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이웃 국가들이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희망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잇따른 위협에 대한 미국의 침착한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