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2대가 21일 남북 군사분계선 부근을 비행했습니다.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측 지도부를 상대로 무력 시위를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서울에서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략 폭격기 B-1B '랜서' 2대가 8일만에 다시 한반도 상공을 찾았습니다. 이번엔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30km 가량 남쪽에 위치한 경기도 포천 상공을 날았습니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이처럼 최북단으로 비행한 사실을 한미 군 당국이 공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하시설 파괴용 유도폭탄 등을 탑재한 B-1B 2대가 포천 상공을 비행한 것은 유사시 북한에 대한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폭격기 2대 가운데 앞서던 1대는 곧바로 괌 기지로 떠났고, 뒤따르던 1대는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으며 한시적으로 남측 기지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작전이 "대한민국 방호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이고 굳건한 공약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B-1B ‘랜서’ 2대는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 나흘만인 지난 13일에도 한반도로 출격한 바 있습니다.
초음속 폭격기인 B-1B는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가장 빠릅니다. 최대 속도로 비행하면 괌 기지에서 출격한 지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으며, 기체 내외부에 최대 60여 톤의 폭탄을 실을 수 있어 유사시 김정은의 은닉 장소 등 평양 주요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다음 달 중순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한 가운데 서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항모강습단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