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별세 소식에 북한 당국도 조의를 표시하는 등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조엘 위트 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미연구소장을 역임한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의 국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진정한 외교관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위트 연구원: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1990년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으로 처음 북한을 상대했지만, 북한과의 협상을 굉장히 잘 해냈습니다. 실용주의적 접근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으로 심지어는 북한측으로부터도 상당한 존중을 받았습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의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1995년부터 2년 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초대 사무총장으로 북한과의 핵 협상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 최고의 북핵 전문가 중 한 사람이었던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달리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는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세 차례 만나 협상했고, 지난해 1월에는 리용호 부상 등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이른바 반관반민의 ‘싱가포르 접촉’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의 사망 소식에 미국 뉴욕 유엔본부 주재 북한대표부는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을 통해 미국의 북한전문웹사이트 NKNews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장일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고인에 대해 “훌륭한 외교관으로 북한과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추구하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인품을 갖춘 인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장 차석대사는 그러면서 그가 평화롭게 잠들기를 바라며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He was an outstanding diplomat and a man of great personality and vision, advocating for dialogue, not confrontation, with the DPRK.)
미국 의회조사국의 선임연구원을 지낸 래리 닉시 박사는1980년 대 중반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와 함께 필리핀 독재정권이 민주적인 선거를 시행하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가 퇴직 후에도 미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했다며 그의 죽음이 가져온 공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 : 국무부 등 미국 행정부와 비정부기구 내 북한전문가들이 그의 오랜 경험을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이젠 그런 역할을 담당할 사람이 없어진 것입니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미국의 대북 정책의 실무적인 면을 총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