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가 북한과 협력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3차 핵실험 강행 등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위협이 그 이유인데요, 북한이 그 동안 공을 들인 '아프리카 공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 아프리카 국가인 보츠와나의 이안 카마 대통령이 북한과 모든 양자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보츠와나 언론에 따르면 카마 대통령은 지난 25일 조이스 밴다 말라위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비난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카마 대통령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주변국에 대한 북한의 위험스런 행동과 위협을 받아들일 수 없는 도발로 규정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 국제사회의 규범과 관행을 위배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모든 노력을 훼손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카마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이런 비타협적인 태도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을 고립된 존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호주(오스트랄리아)가 자국 내 북한 대사관의 재개설을 허용하려던 입장을 이달 초 전격 철회하는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의 인력 진출 등 경제 협력은 물론 비동맹 외교 강화 차원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어서 주목됩니다.
앞서 지난 달에는 외화벌이 차원에서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북한 의사 3명이 괴한들에 살해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외교적 수세에 몰린 북한에겐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이 좋은 공략 대상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공간을 찾아서 무역을 통해서 또는 경제적 이득을 취해서 북한 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북한이 외교적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우호적인 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취지도 분명히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발행하는 해외무역 잡지인 ‘포린 트레이드’는 지난해 말 개발도상국 간 협력을 의미하는 남남협력 차원의 북한의 대 아프리카 지원 현황을 상세히 공개한 바 있습니다.
잡지는 북한이 아프리카 말리에 도자기 공장을, 그리고 탄자니아에 벽돌 공장을 지어줬다고 밝혔습니다. 또 르완다, 잠비아, 모잠비크 등에서 교육, 보건, 농업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프리카 공략이 거듭된 도발과 위협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