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북, 국방무관 상호 인정 불구 3년째 공식 방문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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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영국과 북한이 2014년 국방무관을 인정하는 데 합의했지만 양국 간 국방무관의 공식적인 방문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 외무부의 타릭 마무드 아마드(Tariq Mahmood Ahmad) 차관은 지난 30일 북한을 관할하는 중국 베이징 주재 영국 국방무관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드 차관은 이날 영국과 북한 간 국방무관 상호 인정 이후 어떤 임무를 수행했고 북한을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를 묻는 데이빗 앨튼(David Alton) 상원의원의 서면 질의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아마드 차관은 그러면서 영국 국방무관은 상호 인정 과정에서 북한 무관과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영국을 관할하는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북한 국방무관도 공식적으로 영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드 차관은 그러나 북한 국방무관이 정보당국으로부터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국의 휴고 스와이어 당시 차관은 2014년 5월 영국 하원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중국 주재 영국 국방무관이 북한도 관할하고, 러시아 주재 북한 국방무관도 영국을 관할하는데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무관이 관할국의 국방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군사 관계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직접 방문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스와이어 차관은 영국은 그 해 초 ‘북한정권과 새로운 분야에서의 교류 기회를 열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왜 양국이 국방무관의 교류에 합의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북한 주재 초대 영국 대리대사를 지낸 제임스 호어 박사는 북한은 영국과 외교관계 설립 초반부터 영국에 국방무관을 보내길 원했지만 영국 정부가 안전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중국 주재 영국 국방무관과 러시아 주재 북한 국방무관의 상호 인정에 합의했지만, 양국 간 군사 분야 소통에 큰 진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호어 박사: 제가 알기로는 어떤 식으로든 북한 군부와 접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영국이 국방무관 상호 인정에 합의한 것으로 압니다. 영국이 북한에 상주 외교공관을 열게 되면서부터 북한 인민군과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북한 측에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죠.

호어 박사는 자신이 초대 대리대사로 재직시절 부임인사를 한 후 15개월 뒤 이임인사를 할 때까지 북한 군부와의 제대로 된 접촉이 없었는데 아직까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도 아닌 중국에 주재하는 국방무관이 북한의 화성-15호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긴장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