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의 핵 협력 의혹을 받고 있는 버마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핵 의심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 측은 말을 아꼈지만 미국 관리와 관련 전문가들은 매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버마 정부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착하기 하루 전인 지난 18일 비밀 핵시설로 의심받아 온 장소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협정 추가의정서에도 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버마 정부가 과거 북한과의 핵 협력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의 군사관계를 끊으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측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버마 정부의 이 같은 발표 후 버마 측으로부터의 접촉이 없었고 따라서 아직 국제원자력기구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버마 정부의 발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버마 측의 공식적인 사찰 요청 등이 있어야 ‘환영한다’ 등의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핵 전문가들은 이미 버마 정부의 이번 결정을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의 벤 로즈(Ben Rhodes)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최근 버마 정부가 북한과의 군사 관계를 끊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조치(positive steps)를 취했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과 핵안전협정 수용을 통해 국제 비확산체제(nonproliferation regime)에 편입될 버마의 행보를 크게 환영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앤드리아 스트리커(Andrea Stricker) 선임연구원도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버마 당국의 결정은 큰 의미가 있다(remarkable)고 말했습니다.
스트리커 선임연구원: 매우 긍정적(promising)인 결정으로 평가합니다. 버마가 신고하지 않았던 핵 의심시설에 대해 국제사회가 투명성을 확보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스트리커 연구원은 특히 버마가 북한과의 핵 협력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운영되고 있는 유엔 산하 북한전문가 단(panel)도 버마로 초청해 관련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버마가 핵개발 관련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할 지 여부에 대해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로버트 켈리(Robert Kelly) 전 사찰관 등 전문가들은 여전히 군부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버마 의회가 얼마나 신속히 핵안전협정 추가의정서를 비준할 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의회에서 핵 비확산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도 AP통신에 “북한과 버마의 관계가 완전히 공개되기 전까지 버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핵 개발 관련 의혹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