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국방부는 북한이 서해에서 포사격 훈련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남측을 상대로 이른바 '진 빼기' 작전에 들어간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지난달 29일 서해에서 실시한 해상 사격훈련에서 한달여 전 훈련때보다 거의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 양의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북방한계선 남쪽 해상으로 넘어온 포탄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한국의 국방부는 1일 북한의 최근 사격훈련은 그 의도를 “분석하기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북측이 서해상에서 소규모 포사격 훈련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그게 “어떤 식의 반복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앞으로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할 가능성이 있고, 또 심리적으로 우리말로 ´진을 뺀다´고 그럽니까? 심리적으로 힘들게 만들어서 또 다른 도발성 행동을 또 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판단이 되기 때문에…
남측의 “합동참모본부는 상황에 따라 북한이 여러 가지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측의 지난달 29일 포 사격훈련은 한미 연합 ‘맥스 썬더’ 공군 훈련에 대한 군사적 대응 차원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맥스 썬더’는 한국과 미국의 공군이 가상의 전시상황에서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 실시하는 전투 훈련이며, 지난달 11일부터 25일까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수는 “남측이 군사훈련을 할 경우, 북측은 이에 유형적 무형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에 50여발의 해안포를 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최근 북측이 보인 행동은 나름의 규칙성을 띄고 있습니다.
북측은 3월 31일 서해에서 포사격 훈련을 했을 때도 같은 날 한미 양국이 포항에서 실시한 “2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해병대 상륙 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을 띤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북측은 남측에 훈련 일정을 사전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북측은 훈련 일정을 남측에 통보한 후 포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한미 연합 ‘맥스 썬더’ 훈련이 끝난 뒤 북측이 훈련을 실시했다는 점입니다.
“북측이 훈련 시점을 늦춘 것은 지난달 25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려 했던 것일 수도 있고, 또한 남측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고를 의식한 결과이기도 한 것 같다”고 김동엽 교수는 추정했습니다.
북측은 4월 29일 오후 2시부터 10여분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에서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고, 50여발의 해안포가 발사됐으나 모두 북측 해역에 떨어졌습니다.
3월 31일에도 북측은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고, 당시 발사한 500여발의 포탄 중 100여발이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떨어져 남측 군이 북측 해상으로 300여발의 대응사격을 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