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14일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발을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북측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남한의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동해안 군사분계선 바로 위쪽에서 포 사격 훈련을 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14일 오전 11시43분부터 오후 12시15분까지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무더기로 포를 쐈습니다. 방사포와 해안포를 합해 모두 100여 발. 포는 모두 동북 방향으로 날아갔고, 북방한계선 남측으로 떨어진 포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북측의 포 사격은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부산에 입항한데다 8월 중하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실시됐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측 입장에서는 핵 문제나 남북관계에서 전혀 진전이 없는 가운데 자신들의 존재감을 간헐적으로 확인시키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방사포 발사와 같은 형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날 북측의 포 사격 훈련에서 특이한 점은 발사 지점입니다. 동해안 군사분계선 바로 위쪽에서 북측이 무더기로 포를 쏜 건 이례적이라고 남측 군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하루 전에도 북측은 개성 지역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북측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북측이 동부와 서부의 접경지역에서 연이어 포와 미사일 사격 훈련을 한 셈입니다.
무기 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도 눈에 띕니다. 과거 북측은 미사일은 동해안에서, 해안포와 방사포는 서해안에서 쏘곤 했는데, 최근에는 이와는 달라진 형태의 군사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방사포와 해안포는 서해전선에서 쏘는 게 북측 입장에선 유리한 무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북측은 최근들어 전술과 무기 운용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측이 2월 21일부터 3월 26일까지 단거리 발사체 발사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6월 26일부터 다시 훈련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나름의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남한의 국방부는 북한군이 동해안 군사분계선 바로 위쪽에서 동해로 포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만일 북한이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사격할 경우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남측 군은 “어떤 유형의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고도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북한은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원산, 평산, 개성 인근에서 각종 미사일 발사를 포함, 여러 차례 사전 예고나 항행금지조치 없이 무력시위성 도발 행위를 계속해왔다”며 “이러한 북한의 도발적 행위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북한이 특별제안과 정부성명 등을 통해 먼저 비방 및 중상과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공언을 스스로 부정한 것으로,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북측이 미사일 또는 방사포 등의 발사체를 쏜 것은 올들어 벌써 15차례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