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북 선제타격 대신 억제력 유지”

애슈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2일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내년 국방예산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애슈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2일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내년 국방예산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경제클럽 비디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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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애슈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터 장관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서도 대북 선제타격 대신 한반도에서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2일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4차 핵실험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카터 장관은 이날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한 내년도 국방예산 관련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애슈틴 카터 : 북한이 주장하듯 (수소탄 폭발 시험에)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도 속속들이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카터 장관은 하지만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휴전선 지역에 밀집해 있는 재래식 전력, 특수전 병력 증강과 함께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카터 장관은 이어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선제타격을 해야 하는지를 묻자 ‘상황이 달라졌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 걸로 풀이됩니다.

카터 장관은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하자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막아야 한다며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했었습니다.

그는 한반도에서 만에 하나 전쟁이 발생하면 승리는 확실하지만 매우 야만적이고 격렬한 전쟁이 될 거라며 실패없이 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카터 장관은 이날 5천827억 달러 규모의 2017 회계연도 국방예산 편성 과정에서 미국이 직면한 5개 주요 안보 위협 해소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도발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이란, 이슬람 국가를 차례로 언급했습니다.

카터 장관은 우선 유럽에서 러시아의 도발을 강력하면서도 균형잡힌 방식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 회계연도에 7억8천900만 달러였던 유럽 관련 예산을 34억 달러 규모로 4배 이상 증액키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지속하면서 중국의 위협도 계속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터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을 러시아, 중국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 안보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애슈틴 카터 : 세번째 위협은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위협입니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이 매일,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터 장관은 다만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아시아 관련 예산 규모가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카터 장관은 이어 걸프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국을 겨냥한 이란의 위협과 이슬람 국가(IS)의 세력 확장을 각각 네번째, 다섯번째 안보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 국가와 전쟁을 위해 지난해보다 50% 증액된 75억 달러를 편성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내년 예산안을 오는 9일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