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국내용 손전화(휴대폰)를 통제하기 위한 검열조직을 신설했다는 소식입니다. 소식통들은 합법적인 국내용 손전화를 통해서도 사회적 범죄와 주민들의 반정부적인 활동이 벌어지고 있어 이를 감시하려는 목적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이라고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내용 손전화를 단속하기 위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신설한 ‘1080 상무’가 2월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1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보위부가 지난해 11월에 ‘1080 상무’라는 조직을 신설했다”며 “‘1080 상무’는 불법적인 손전화가 아닌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손전화를 검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1118 상무’나 ‘109 상무’를 통해 중국기지국을 이용하는 불법손전화를 단속해 왔을 뿐 국내에 합법적으로 등록한 손전화를 단속하기 위해 전문 조직까지 만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새로 조직된 ‘상무’가 기존의 ‘상무’나 ‘그루빠’들과 임무가 겹치지 않겠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1080 상무’는 순전히 국내 손전화 사용자들만 감시하기 때문에 다른 검열 조직들과는 활동이 겹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1080 상무’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라는 숫자에 평온과 안전을 상징하는 숫자 ‘0’을 끼워 넣어 지은 이름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1080 상무’의 최우선적인 임무는 김정은 정권의 보위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손전화 사용자들은 계속 늘고 있는데 그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가 없다”며 “최근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손전화의 다양한 기능들도 ‘1080 상무’가 조직되는 배경으로 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1080 상무’는 다른 국가보위부 요원들처럼 항상 사복(민간복)을 입고 있지만 당 기관 간부들을 제외한 사법기관, 행정기관 간부들, 일반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검열, 회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조직된 ‘1080 상무’가 지금에 와서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보위일꾼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내부 조직을 꾸리고 단속대상을 선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야 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1080 상무’는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비밀리에 조용히 조직됐다”며 “뒤늦게 ‘1080 상무’의 조직을 알게 된 간부들과 주민들은 ‘이젠 국내휴대전화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