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해전파로 국내 손전화도 먹통

0:00 / 0:00

앵커 : 최근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바람에 합법적인 손전화마저 통화가 불가능하다는 소식입니다. 소위 남조선 간첩사건의 여파와 김일성 생일행사를 앞두고 불법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웬만한 중산층들은 모두 갖고 있을 정도로 손전화 보급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북한 손전화가 북-중 접경지역에선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불법 중국휴대폰 사용을 막기 위해 발사하는 방해전파가 북한의 합법적인 휴대폰까지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겁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신의주 주민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소식을 전하며 “빈대 몇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더니 지금 우리가 딱 그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남조선 간첩사건과 최고인민회의 개최에 이어 김일성 생일 행사 등이 다가오기 때문인지 요즘 들어 강력한 휴대폰 방해전파를 폭넓게 발사하고 있다”면서 “방해전파 때문에 남신의주와 용천의 해안지역에서도 합법적인 내부 손전화기가 먹통”이라고 밝혔습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의주군이나 피현군까지 가야 손전화기 통화가 가능한데 전화 한 통 하기 위해 그 먼 곳까지 가야 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크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사정은 신의주 지역 외에도 자강도 만포,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무산과 회령 등 대부분의 접경도시들이 모두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량강도 혜산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장백에서 송이버섯이나 잣과 같은 북한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주민 소식통은 “북한 측 거래자들이 우리 쪽과 통화하려면 혜산 시내에서 30리 이상 벗어나거나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전화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겨냥한 북한당국의 방해전파는 북한 내부 휴대폰을 먹통으로 만들 뿐 아니라 중국 내 변경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당국이 접경지역에서의 휴대전화 방해전파 발사를 자제해주도록 북한당국에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앞서의 신의주 주민 소식통은 “당국의 강력한 방해전파로 북한 손전화가 무용지물이 되는 일이 빈번해지자 손전화 소유자들이 기본요금만 충전하고 아예 사용할 생각을 않고 있다”면서 자신도 2개월째 손전화를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