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북한의 접경지역에서는 북한 보안요원들이 불법 중국 손 전화 사용자를 적발해내기 위해 부쩍 바삐 움직인다는 소식입니다.
왜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추석 때만 되면 보위부가 중국 손전화 사용자를 잡아내려고 엄청나게 설쳐댑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연계를 가진 량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상의 묘에 성묘하러 가는 사람들이 중국 손전화가 잘 터지는 높은 곳에서 전화연계를 갖기 위해 손 전화기를 숨겨 가지고 성묘 길에 나서기 때문에 그것을 단속하려는 보안원과 보위원들의 발길도 함께 바빠진다는 것입니다.
평소 방해전파 때문에 중국이나 아랫동네(남한)와 전화연계에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은 조상의 묘가 있는 산에는 방해전파가 없기 때문에 성묘 길에 전화통화를 시도하게 된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사실을 눈치챈 보안원들과 성묘객들이 서로 쫓고 쫓기는 웃지 못할 숨바꼭질이 해마다 이맘때쯤 벌어진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소엔 도시 주변에서 운용하는 불법(중국)휴대폰 탐지기가 추석 즈음엔 성묘객이 많은 도시외곽의 산악지역으로 이동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성묘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제한적인 손전화 탐지기로는 성묘객의 불법전화 사용여부를 가려낼 수 없어 주민들과 보안요원들 간의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이 게임에서는 언제나 주민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량강도 출신의 탈북자 이모 씨는 “북한의 성묘객들은 모든 초소에서 평소보다 훨씬 철저한 몸수색을 받아야 하고 함께 가지고 있는 제사음식 바구니도 샅샅이 뒤진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씨는 또 “추석 때가 되면 보안요원들의 불법 휴대폰 단속이 주로 묘지가 있는 산간지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오히려 산 아래의 도시 외곽지역이 보다 안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도 추석은 민속명절 휴식일로 지정되어 있어 공무원들 대부분이 휴무에 들어가지만 불법 손전화 단속을 해야 하는 국경지역의 보안요원들은 평소보다 더 고달픈 하루를 보내게 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