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시찰 김정은 돌연 ‘민생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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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전방 군부대를 순례하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양어장 현지시찰에 나서는 등 '민생 챙기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돌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주춤하는 모습과 맞물려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연합 훈련 ‘키리졸브’ 시작과 함께 북한의 도발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용정 양어장 방문을 서해 최전방 부대 시찰 소식과 함께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조선중앙TV가 김 제1위원장의 평양 체육촌 시찰과 활쏘기 경기 관람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4.25국방체육단과 압록강 국방체육단 활쏘기 선수들의 활쏘기 경기를 보시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12일에는 군부대 예술단의 공연까지 관람했습니다.

전쟁준비를 다그치는 와중에 ‘민생 챙기기’에 나서는가 하면 짬을 내 체육 경기와 음악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까지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 전술로 읽히는 이유 중 하납니다.

전쟁 등 물리적 충돌보다는 미국과 한국을 압박해 대북정책 전환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 국방부는 12일 추가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없다며 이 같이 분석했습니다.

실제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날 ‘한반도 정세가 더 이상 악화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하루 전인11일 미국에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시급히 제시’하라며 속마음을 내비쳤습니다.

한편, 조선신보에 따르면 총 144회에 이르는 김 제1위원장의 지난해 공개활동 중 경제, 인민생활 관련 활동과 군 시찰이 각각 32회와 29회였습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김 제1위원장의 동선 중 일부만 선별돼 공개돼온 점을 감안하면 인민생활을 챙기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더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북한의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요즘 핵전쟁 공포에 떨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현재 전쟁준비 속에도 짬을 내 양어장을 찾아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와 핵전쟁 공포 속에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