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엄청난 양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미국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말한 가운데, 북한이 보유한 화학무기의 종류와 보유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3,500톤 이상'이라고 추정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헤이글 국방장관은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4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은 엄청난 양의 화학무기로 한국과 2만8천명의 주한미군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헤이글 장관은 "지난달말 브루나이에서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과 만나 북한의 화학무기가 주는 위협에 대해 장시간 협의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협의를 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은 양자 대담에서 안보정세를 논의하면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이 약 2,500톤 이상의 화학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 판단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북한이 보유한 화학무기의 종류 및 보유량과 관련해서는 “정보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개괄적 수준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약 2,500에서 5,000톤가량의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북한은) 여러 종류의 화학무기를 갖고 있는데, 유사시에는 미사일이나 또는 장사정포 등을 통해서 투발해서 피해를 줄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측도 올해 초 발간한 2012년 북한의 군사력 증강 보고서에서 "북한은 장기간에 걸친 프로그램을 통해 신경작용제, 수포작용제, 혈액작용제, 질식작용제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화학무기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보유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화학무기 종류와 보유량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21일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뒤부터입니다.
또다른 관심의 초점은 북한과 시리아가 화학무기와 관련해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지난 2009년 시리아로 가는 선박에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호복과 화생방 보호의가 실려 있는 게 적발된 사실을 주목합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협력설과 관련해 김민석 대변인은 “여러 채널에서 추가 정보를 수집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보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구체적 언급은 삼갔습니다.
김 대변인은 유엔의 조사 결과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정되면 한국 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국제 차원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