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되려면 애 많이 낳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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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북한당국이 출산율 저하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김정은 제1비서가 "앞으로는 국가의 간부사업에 자녀 수를 반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의 신세대 젊은 부부들의 출산율 저하로 고민이 많은 김정은 정권이 앞으로는 국가의 간부사업에 자녀의 수를 반영하도록 산하기관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방문에 나선 평양주민 소식통은 “요즘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추세가 강해 국가에서도 이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듯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앞으로는 간부사업에 자녀의 수를 철저히 반영하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가 내려졌다”고 밝힌 이 주민 소식통은 “이런 지시가 키우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부부들의 마음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 소식통은 또 “40대 이상의 경우 자녀 수가 셋(3명) 미만인 경우는 간부에 등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있다”면서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낳지 않는데 대해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출산 기피현상은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자녀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인민에 무상교육을 한다는 북한에서 자녀의 교육비 걱정이 가장 크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가 됩니다.

이와 관련 황해도 해주의 주민소식통은 “요즘 북한의 젊은이들 중에는 일정 기간 살아보고 혼인등재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데다 툭하면 이혼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라면서 ”만약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머저리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베이징의 한 대북 관측통은 “인구 규모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군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 정권이 신병모집 자원이 부족해지자 올해부터는 여성도 군 복무를 의무화 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북한의 저출산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이들 주민 소식통들은 세 쌍둥이가 태어나면 ‘나라가 흥할 길조’라면서 선전 매체들을 총동원하여 다산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북한당국이 막상 전국에 널려있는 어린 꽃제비들은 그대로 방치하는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