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이 평가했습니다.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을 견제하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제4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중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남한 내 원로 북한 연구자인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이 말했습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 결의를 위한 초안을 회람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됩니다.
현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로 일하는 강 전 장관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최근 회견에서 김정은 체제가 지난 6일 핵실험을 하기로 결심한 배경으로 중국의 대미국 전략에서 활용도가 높은 수단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이라는 사실을 북한 스스로가 알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 (북한이) 동맹국으로 (중국의) 도움을 받는 것과 그 도움이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다르다는 거죠. '도움을 주려면 도움을 달라. (너희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너희에게도 우리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거죠. 북쪽은 분명히 알고 있어요. 북한이라는 존재가 중국에게 얼마나 큰 방어 수단이 되는가…
특히 지난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노선을 추구하는 민진당이 승리한 것도 중국에게 북한의 가치를 더 높인 계기라고 강 전 장관은 평가했습니다.
“만약 대만이 앞으로 중국에 대한 태도를 더 대립적으로 취한다면 중국이 뭘 가지고 이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미국은 7함대로 맞설 것”이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미국과 상대할 때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 중 하나가 북한”이라고 강 전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입장에선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대중국 ‘포위’ 전략으로 비치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대로 대북 압박을 강화해 중국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을 스스로 약화하려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북쪽을 놓는 것이, 놔 버리고 미국과 동조해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중국에 이익이냐, 아니냐, 여기에 달려있는 거죠.
중국은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 회람되고 있는 대북제재 결의 초안에 이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3일 안보리 결의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접근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의 의견을 반영해 “포괄적”이고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은 ‘적절한 제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안보리 결의 초안에 대한 최종 입장은 27일로 예정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 정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