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북정책, 전술적 변화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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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핵개발과 위협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 워싱턴에 모인 중국 출신 북한 전문가들은 적어도 전술적 측면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의 변화 기미는 확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9일 미국 워싱턴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에서는 중국의 진칸롱(Jin Canrong) 인민대 교수와 베이징대학의 주펑(Zhu Feng) 교수, 또 장추안지(Zhang Chuanjie) 칭화대 연구원 등 중국 출신 학자들이 모여 최근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주펑 교수는 일단 최근 중국 관리들이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비난 발언을 내놓고 있는 점, 또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6개월가량 중단된 점, 또 중국 주민들의 점증하는 반북 감정 등을 꼽으며 중국의 시진핑 새 지도부의 대북 정책이 변화할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주 교수는 최근 북한 문제를 논의한 미국과 중국 고위 관리들의 만남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중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펑 교수: 이달 중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었고 최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도 중국을 방문해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했습니다. 또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북한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인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입니다.

진칸롱 인민대 교수도 중국이 전략적 측면에서 대북정책을 바꾸려는 태도를 아직 찾아보기 힘들지만 적어도 전술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는 모습이 확연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과거부터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반도의 전쟁방지를 첫 번째로 꼽고, 북한 혼란 방지와 북한 비핵화를 그 다음 순으로 꼽았지만, 최근 중국 고위 관리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한반도 전쟁이나 혼란 방지에 앞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습니다.

또 진 교수는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을 만난 팡펑후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 또 최근 중국 정부가 교통운수부와 해관총서 등 산하 기관에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094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공문을 이례적으로 내려 보낸 점 등을 꼽으며 중국 정부의 변화된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진칸롱 교수: 중국이 전술적 측면에서 대북정책의 변화를 보이는 것은 우선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을 진정시키고(calm down) 북한의 핵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유도할 만큼의 극단적인 정책을 쓸 준비는 돼 있지 않다면서 중국은 일단 북한의 핵개발 속도를 늦추고 시간을 벌면서 그동안 북한의 개혁을 유도해 현재와는 다른 '정상국가'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칭화대의 장추안지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북한 문제를 빌미로 아시아에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가지고 있고 또 북한의 정권교체를 선호하는 듯한 미국의 대북정책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대표는 최근 북한의 대외 위협이 잦아든 모습과 관련해 아직 한반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언제든 북한은 중거리 무수단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