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중국의 공식적인 한반도 통일 지지 발언과는 달리 실제론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에 친미 성향의 통일 한국이 탄생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는 18일 미국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생각은 통일 한국을 지지하는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환영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지만 실제론 통일로 인한 불안정 유발 가능성, 또 친미 성향의 통일 한국 출현을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김현욱 교수: 중국은 남북한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한국 통일을 환영한다고 언급하기 시작했지만 제가 볼 때 중국은 실제 한국 통일을 원치 않는 것 같습니다.
국립외교원의 미주연구부장직을 맡고 있는 김현욱 교수는 또 최근 더 긴밀해지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 진전엔 한국 측보단 중국 측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배경은 중국이 북한 뿐 아니라 한국까지 이른바 자국의 완충지대(buffer zone)에 포함시키길 원한다는 측면 또 한반도 통일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설명입니다.
김현욱 교수: 현재 힘의 균형이 그대로 유지된 채 이뤄지는 한반도 통일은 한미 동맹에 맞서는 중국이란 형국을 만들고 이는 중국에 매우 불리합니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원치 않아 한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 서강대 국제대학원의 김재천 교수는 중국 뿐 아니라 미국도 한반도 통일보다는 현재 분단 상태의 ‘현상 유지(status quo)’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재천 교수: 중국과 미국 모두 '현상 유지'를 선호할 것 같습니다. 한반도 통일 과정의 불가측성(unpredictability)과 최종 통일 한국 상황의 불확실성(uncertainty)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군사적 충돌 등 불안정 가능성을 원치 않고 통일 한국이 친중 성향을 갖게 될지 혹은 친미 성향을 갖게 될지 등이 불확실하다는 설명입니다.
김재천 교수는 특히 미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미중 양국은 모두 한반도의 현상 유지, 즉 분단 상황 지속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조지타운대학 안보연구센터(CSS) 부소장은 장기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통해서만 북한의 핵문제와 인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 중 후자, 즉 한반도 통일에 우선순위를 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