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일에 큰 도움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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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국 국민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한반도 통일을 가장 방해할 것 같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두 배 이상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통일의식 여론조사 결과를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한반도 주변의 이른바 4강 국가 중에서 미국이 남북한 통일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에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에는 42.5%의 응답자가, 그리고 2013년에는 45.2%의 응답자가 미국을 한반도 통일에 “가장 도움을 줄 나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다른 조사에서도 엇비슷하게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입니다.

그런데 올해 조사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발견됐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도움을 줄 나라로 중국을 고른 응답자가 대폭 늘어난 겁니다. 중국을 선택한 사람은 2012년엔 29.2%였지만, 올해는 8.9%포인트 높아진 38.1%였습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중국의 부상에 따라 동북아 정세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데요. 이런 요인이 어느정도 통일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리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중국이 약간의 정책 변화를 보인다는 기대감이 아마도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으로 미칠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들어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제한적으로나마 동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대북정책 변화의 사례로 들었습니다.

중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지난 6월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비핵화와 평화통일이 중국 국민의 한반도에 대한 2대 희망”이라고 말했다고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시 주석은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남북한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 협력을 실현해 궁극적으로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통일을 방해할 것 같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두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2012년엔 11.6%의 응답자가 일본을 골랐지만, 올해는 두 배 이상 높아진 28.6%가 선택했습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아무래도 최근의 외교현안이 많이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요. 최근 한일 간의 독도 문제라든지, 과거사 왜곡 등의 외교적 갈등이 일반 국민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814명, 통일·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105명을 상대로 통일의식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