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핵 도발에 대비해 중국 당국이 북·중 국경 인근 길림성 백산시 장백 조선족자치현에도 인민해방군 부대를 비밀리에 주둔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부터 북한의 핵실험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국경인근에 인민해방군을 증강 배치하고 있음은 그동안 여러차례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길림성 백산시 장백조선족 자치현에 인민해방군 특수 화력부대를 배치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군부대 주둔지는 북한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오는 7월 27일은 미국과 맞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승기념일’이기 때문에 김정은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날”이라며 “이날에 맞춰 미국을 자극하는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중국도 상당히 경계심이 높아진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장백현 마록구 골짜기 깊숙한 곳에 비밀리에 여단급 군부대를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이 부대의 배치상황을 료해하기 위해 양강도 보위국과 양강도 주둔 10군단, 국경경비대 25여단에서 특수요원들을 여러 차례 파견했다”며 “파견된 특수요원들이 마록구 골짜기에 있는 인민해방군의 규모와 무장상태를 자세히 정찰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양강도 당위원회 민방위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직 마록구에 주둔하고 있는 인민해방군의 원 소속 부대와 병과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주둔하고 있는 부대가 대공미사일까지 보유하고 있어 일반 보병부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5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국경연선에서 중국군의 수상한 움직임이 자주 관측돼 중앙에서도 바짝 긴장해 있다”며 “올해의 지독한 가뭄에도 압록강과 두만강 인근 저수지의 물을 절대로 흘려보내지 말데 대한 지시까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문화대혁명으로 중국과 갈등을 겪던 시기 김일성은 압록강과 두만강 인근에 대형 저수지들을 만들도록 지시했다”며 “김일성은 중국군이 강을 건너 침공할 경우 저수지의 보를 터뜨려 모조리 수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압록강과 두만강의 보를 한꺼번에 터뜨리면 강을 끼고 있는 북·중 국경연선은 초토화 된다”며 “중국 정부도 그런 속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침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