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폭락하면서 북한 내부의 기름가격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원유를 대량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에 힘입은 듯 북한 내에서도 기름값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전히 군부대 산하 외화벌이 사업소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값이 눅은 휘발유와 디젤유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장거리 운전수들이 반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평양 주변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1kg은 0.7달러(인민 폐 4.6위안)에 팔고, 황해남도와 남포시 일대의 주유소에서는 그와 비슷한 가격인 0.8달러(5위안)에 팔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에서 지방으로 나가면서 기름값이 싸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두고 운전사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에서 기름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얘기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 북한 신의주 일대에서는 휘발유 1kg이 인민폐 11위안(1.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겁니다. 당시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2일 현재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29.5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는 3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군부대 운전사들은 러시아에서 기름이 많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눅어졌다고 말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떨어진 틈을 타서 러시아가 선심 쓰듯 북한에 대량으로 풀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수입된 원유를 정제 가공하는 공장은 함경북도 나진시에 있는 승리화학연합기업소로, 이 공장은1990년대 초까지 러시아에서 원유를 들여다 가공했지만, 동구권이 붕괴된 이후에는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2014년부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급속도로 개선됐고, 러시아가 기름을 공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관측입니다.
러시아로부터 어떤 형태로 원유를 공급받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에서 제공되는 기름은 정제 휘발유라는 말도 있다”면서 “현재 북한에서 판매되는 휘발유는 옥탄가가 80인 러시아산과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산 정제 휘발유는 옥탄가가 90수준인데 이보다 질이 낮아 자동차 운행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