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의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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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중국 외교부의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서울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전면 이행할 의지가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한편 우 대표는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9일 오전 비공개로 청와대를 방문해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을 면담했습니다. 양측은 면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할 예정인 대북제재 결의안 내용에 대해 평가했고, 중국 측은 전면적인 안보리 제재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는 현재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회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지난 주 미국과 논의 과정을 거쳐 초안에 합의한 상태이며, 이에 러시아도 찬성할 경우 결의안은 채택될 예정입니다.

중국 측은 미국과 대북제재 결의 초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광물 수출 제한과 북한 화물 전수검색 등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재안에 동의한 바 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하루 전 서울 도착 직후 외교부에서 회담을 갖고 전면적인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한중 양측은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논의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과 미국 측은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게 우선과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던 우다웨이 대표는 이날 윤병세 외교장관과 만나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우 대표는 윤 장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중국 측은 한국에서의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한다”며 “미국과 한국 측이 중국 측의 관심 사항에 대해 중요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자위적 차원’에서 사드를 남한에 배치하려 하지만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안전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29일 사드 배치가 ‘방어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드 배치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중국의 의사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라는 겁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 측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 :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대한민국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고, 미 측도 마찬가지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인식 속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 양측은 지난 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실무단 구성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배치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25일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말하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다웨이 대표가 이날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입장을 재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28일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우 대표는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4박5일간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한국행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여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