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열병식 본 주민들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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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와 열병식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보위부가 국경연선에서 중국 텔레비죤(TV) 방송을 통해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시청한 주민들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렸던 지난 3일, 북한은 국경지역 도시들에서 텔레비죤 통로(채널) 검열을 대대적으로 벌였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불시에 이루어진 단속에 중국 열병식을 시청하던 많은 주민들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지난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월 3일, 온성이나 회령, 무산일대에서 보위부 27국이 불의에 텔레비죤 통로 검열을 실시했다”며 “함경북도의 국경연선 일대에선 중국연변조선족 텔레비죤과 중국 중앙텔레비죤 전파가 잘 잡힌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당국은 1990년대 초부터 국경연선 주민들이 중국 텔레비죤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조선중앙텔레비죤’에 맞춰 통로를 고정했지만 주민들은 몰래 고정 장치를 해제하고 중국 텔레비죤을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전승절에 맞춰 대규모의 열병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중국인 사사(개인)여행자들과 무역기관 간부들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며 중국 열병식을 보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통로 고정 장치를 몰래 해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보위부 27국의 검열이 불시에 진행되며 중국 열병식을 채 시청하지도 못한 채 주민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며 체포된 주민들은 중국인민폐로 벌금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사법기관의 엄격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열병식에 관련된 소식들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 열병식 중계방송을 통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중국 열병식에 등장한 최신무기와 각국 정상과 사절들이 천안문을 꽉 메운 영상에 북한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열병식을 북한과 비교하면 북한이 지금껏 벌려온 열병식은 ‘코흘리개 어린이 수준'이라는 이야기들이 주민들속에 확산돼 국가보위부가 중국열병식을 직접 본 사람들을 소문의 진원지로 확정하고 이들을 찾아내 처벌함으로써 유언비어 차단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소식들을 전한 소식통들은 “주민들 속에서는 오는 10월 10일 평양에서 당 창건 70돌을 경축하는 열병식을 하는데 자칫 중국에서 진행된 열병식과 비교돼 대외적으로 나라의 체면을 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