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행사 성격과 의미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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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 정부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 전승절 기념행사로 북경에서 열리는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전승절 행사의 성격과 의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박 대통령과 최룡해 비서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격이 맞지 않는다"며 낮게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 정부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관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외교부는 27일 이번 결정의 타당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전승절은 70년 전 전쟁에서 중국이 이긴 것을 기념하는 행사이니만큼 그 성격과 의미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9월 3일에 치르게 될 행사의 공식 명칭은 ‘항일 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식입니다.

중국이 개최하는 열병식을 남측 정상이 참관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박 대통령의 전승 70주년 기념대회 참석 결정은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고려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또한 중국에서의 우리 독립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 등을 감안한 것입니다.

노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관과 관련해 일각에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편에서 싸웠던 중국의 열병식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비판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남한 정부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문제 삼을 수 없다”면서도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행사와 1950년 중국이 참전한 6.25 한국전쟁은 역사적 맥락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지도자, 정부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을 포함해 모두 59명의 국제사회 지도자가 참석한다고 중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일본, 그리고 대부분 서유럽 국가들의 정상들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전날인 9월 2일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 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시 주석과 5차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4일에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한 다음 귀국할 예정입니다.

한편,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행사에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급이 안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최룡해 비서의 중국 방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처음 찾았던 2013년 5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입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군대는 물론 군 참관단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