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해 북한 내 권력 2인자로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처형된 장성택처럼 김정은 정권을 위협할 인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9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대신해 그 자리에 선출된 최룡해는 명실상부한 북한 내 권력 2인자로 꼽히게 됐습니다.
이미 군을 총괄하는 총정치국장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까지 겸하고 있어 북한 핵심 권력기관의 요직을 두루 꿰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룡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고모부 장성택 같은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말입니다.
고스 국장: 최룡해는 북한 내에서 장성택 같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장성택은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는데 관심이 많았지만 최룡해는 명령에 복종하는 이른바 '예스맨' 유형으로 자신의 지위 보전에 신경 쓰는 인물입니다.
고스 국장은 최룡해가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그는 장성택 같은 독립적 행위자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이성윤 교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부터 권력의 2인자로 불리면서 김정은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장성택과 최룡해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최룡해의 2인자 지위는 김정은이 만든 것입니다. 김정은이 2인자로 최룡해를 끌어 올렸으니까 감히 김정은에게 도전을 한다든지 부담이 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성윤 교수는 북한 정권의 금고지기로 알려졌던 리수용 전 스위스 주재 대사가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것은 앞으로 취해질 수 있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금융제재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 전 대사는 과거 외환 관리 경험이 풍부해 북한이 국제 금융제재를 회피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탁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일각에선 리 전 대사의 오랜 유럽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북한의 대유럽 외교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