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해외에서 저질러진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를 보도하고 비판했던 현지 언론사를 북한측 고위 간부가 직접 찾아가 협박하고 난동을 피웠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우리 나라의 운명이자 미래인 최고 지도자를 비난한 ‘더러운 기사(dirty articles)’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에 실린 남아프리카 주재 김창렵 북한대사의 편지 내용입니다.
데일리 마베릭이 지난 12일 아프리카 남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뿔소 뿔 밀수에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이 연관돼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자 김 대사가 이에 불만을 품고 이 회사에 협박성 항의 편지를 보냈고, 이 매체가 편지내용 전문을 지면에 실은 겁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7일에는 탄자니아 내 북한병원의 불법운영실태를 보도한 탄자니아 일간지 시티즌(The Citizen) 사무실에 북한의사 길영혁 등 4명이 들이닥쳐, 하루 전에 보도된 기사 내용 가운데 자신들의 병원을 ‘깡패병원(rogue clinic)’이라고 묘사한 것을 문제 삼으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소란을 피웠다고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5월 2일 민주 콩고에서는 적도 기니 내에 북한 수용소가 있다는 기사를 보도한 일간지 르포텅시엘(Le Potential) 사무실에 민주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조영남 참사와 최명훈 서기관이 방문해 기사출처를 대라며 난동을 벌였고, 6월 15일에는 아프리카 내 북한병원의 불법실태를 폭로한 민주 콩고의 일간지 롭세르바퇴르(L’Observateur)에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몰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지 언론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당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체제 홍보를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번번히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18일에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김현일 북한 대사가 앙골라의 유력 통신사인 ANGOP를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체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취재 및 보도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지난 7월 19일에는 인도네시아 주재 안광일 북한 대사가 인도네시아 유력 일간지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erta Post)를 방문했지만, 어떠한 얘기가 오고 갔는지 구체적인 설명없이 사진기사로만 간단히 처리해 언론사에서도 북한 간부의 방문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는 관측입니다.
인도네시아의 한인 사업가 황미리 씨는 북한에 대한 인도네시아 국민의 반응이 썩 좋지 않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황미리 씨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북한의) 도발이라든가 강력한 언행이라든가, 아니면 또 협박이라든가 이런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보고 있구요, 굉장히 비판하는 모습입니다.
한편, 북한과 우호적인 나라들마저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등 국제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각종 대북제재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도, 북한은 그러한 분위기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자신들이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는 나몰라라 하고 애꿎은 언론사에 분풀이를 하면서 체제선전에만 이용하려 애쓰는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