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에서 밝힌 대북 제안을 북측이 연일 거칠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북측이 "시정잡배도 꺼릴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일 북측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비상식적 행태”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측이 “시정잡배도 입에 담길 꺼려할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밝힌 평화통일을 위한 대북제안에 대해 북측의 로동신문 등이 연일 거친 비난을 이어가는 데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반응입니다.
북측이 사용하는 비속어의 수위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때와 맞먹는다”는 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저속한 표현은 특히 로동신문에 실린 개인투고 형식의 글에서 많이 발견됐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고위급 탈북자는 “북측이 여론을 핑계삼아 박 대통령을 상대로 비이성적인 비난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이 “자신들의 소위 ‘최고 존엄’에 대한 비방중상 중단을 주장하면서도 우리 국가원수를 저열하게 비방함으로써 얼마나 자신들이 이율배반적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 정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통일 구상’을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발언을 기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입니다.
김종 정부대변인: 총리께서는 '북한은 현재 자행하고 있는 모든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드레스덴 선언에 적극 호응해야 할 것이며, 통일부와 각 부처는 긴밀히 협업하여 통일구상에 포함된 사업들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유엔 등의 협력에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의 이해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에 있는 한 정부 관계자는 드레스덴 구상을 북측에 설명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 등을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15일 김일성의 생일과 18일 한미연합 ‘독수리’ 군사훈련이 끝나기 전까지는 남북 간의 의미있는 대화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 연설에서 북측에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 그리고 남북 간 동질성 회복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를 “반민족적인 체제통일”, 즉 흡수통일 시도로 간주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