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원색적인 대남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한의 통일부는 북한이 "본모습을 스스로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별도의 통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측 박근혜 대통령의 9월 24일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한 북측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6일엔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그리고 27일엔 북측 최고 국가 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내용을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고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연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겁니다.
저급한 수준의 인신공격도 포함돼 있어 남측도 강도 높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통일부는 26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측이 “몰상식한 비방·중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고, 29일에는 북측이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식의 평가를 내놨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최근 북한 당국의 언동은 그들의 본모습을 스스로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임 대변인은 남북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북측이 “논의하고 싶은 현안에 대해서 대화의 장에 나와 협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겁니다.
다만 북측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특별한 수단을 쓸 생각은 없다는 점도 임 대변인은 분명히 했습니다. “별도의 대화 통로”를 가동해 남한의 제의를 북한에 전달할 계획은 “없다”는 겁니다.
그 이유로 임 대변인은 투명성을 제시합니다. 남측 정부는 “대북정책의 투명성을 기본 원칙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항상 대화에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해 왔다”면서 남측 정부는 “이 이상 북한에게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임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지난달 11일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북한에 제의했습니다. 대화가 재개되면 남한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문제나 금강산 관광의 재개 방안 등 북측이 원하는 의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남측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측은 지난 13일 남북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명의의 담화와 관변언론 매체의 보도 등을 통해 “삐라 살포부터 중단하라”며 남측의 대화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