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6자회담 재개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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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전직 관리와 북한의 현직 관리가 싱가포르에서 만나 서로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미국 측은 핵협상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북한 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기존 요구를 되풀이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일까지 이틀 간 싱가포르에서 미국 전직 관리들과 북한 외무성 관리의 비공식 회담이 열렸습니다.

미북 간 반관반민 형태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지난해 5월 몽골에서 접촉한 이후 약 8개월 만입니다.

회담을 마친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선 자신이 미국 정부를 대표하거나 그 입장을 전달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미국 측 분위기를 전달하고 북한 측 의견을 듣는 민간 차원의 만남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과 북한 등 관련국 사이 공식적인 논의가 우선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이라며 이를 먼저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리용호 부상: 미국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면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시험 문제에서 화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이런 제안을 하게 됐습니다.

북한 측은 최근 미국과 영국, 스위스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대사들을 총동원해 연일 이러한 조건부 핵실험 임시 중단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리 부상은 이번 싱가포르 접촉에서 이 제안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 미국 측에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미국 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북한 핵실험 중단을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안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무부 측은 또 이번 싱가포르 미북 접촉에 미국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민간 차원의 접촉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접촉에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외에도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 또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리용호 부상 외에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과 장일훈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번 미북 간 접촉을 환영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 조성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중국은 미북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관련국들이 대화와 접촉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대화와 접촉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