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7차 당대회 참가자들에게 큼직한 선물보따리를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특권층에 대한 '선물정치'에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에 거주하는 한 주민 소식통은 “대회 참가자들이 평양을 출발해 지방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50인치 평면 TV를 비롯해 약 30가지의 선물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당대회 참가자 선물은 중국산 평면 TV와 노트, 볼펜, 당과류 등으로 알려졌지만, 기본 대표자와 방청자의 선물 내용은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7차 당대회에는 결의권 대표자 3천467명과 발언권 대표자 200명, 그리고 방청 1천387명이 참가했다고 북한 매체는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대회 참가자는 물론 일반 주민들도 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서 “사실 일반 주민들한테는 대회에서 다뤄진 내용보다 선물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당국이 지금까지 6차 당대회를 비롯해 큰 대회를 마치고 선물을 주는 관행을 보였기 때문에 대회 참가자들은 으레 이번에도 값진 선물이 차려질 것이란 기대를 했다는 겁니다.
한국의 KBS는 지난 4월 초 북한이 중국 단동 세관을 통해 ‘아리랑’ 상표가 붙은 50인치 LED 텔레비전 5만대 가량을 평양으로 들여갔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특권층과 간부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을 위한 ‘선물정치’를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곱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에 지방에서는 시군 당 책임비서들과1급 기업소 당비서 이상 유급간부들이 대표로 올라갔고, 군대에서는 여단 정치위원(군대 내 당 일꾼)급 이상이 올라갔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이미 집에 평면 TV를 몇 대씩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가지고 있던 TV에 선물까지 합하면 한 가정에 2대 이상 차지하고 있어 ‘결국 있는 사람들끼리 나눠먹는다’고 주민들이 비난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군인 출신 탈북자는 “6차 당대회 때 내준 선물 텔레비전은 고장 나면 당에서 책임지고 무료로 수리해주고 불량품은 바꿔주었다”면서 “하지만, 선물 TV나 김 부자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는 매매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고 말했습니다.
수령이 하사한 선물을 매매하는 것은 수령의 신임을 매매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팔 수는 없지만, 자녀들에게 상속해줄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