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안보회의인 '서울안보대화'에서 6차 북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미국 정보당국자는 북한과 관련한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고위 당국자들은 "현재는 북한과 대화할 때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이 북한의 ‘비상사태’를 언급했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갈로스카스 담당관은 7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해 “북한은 (대북제재에 대한) 적응력을 보이고 있지만 변화는 예상외로 빠르게 올 수 있다”면서 “우리는 다양한 비상사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비상사태’ 가운데 하나로 ‘대북 억제의 실패’를 꼽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 등을 국제사회가 막지 못한 경우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갈로스카스 담당관은 “우리 모두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일이지만 그런 가능성이 현실화됐을 때 북한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지난 7월 이후 있었던 북한의 ICBM급 미사일과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북한의 ICBM 완성 기간을 단축시켰다고 갈로스카스 담당관은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 등에 탄도미사일, 원자로와 관련한 기술 지원을 했다”며 “위험한 기술을 확산시키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한 남한 정부의 고위 인사들은 “북한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재는 대북 압박을 강화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대북) 대화가 궁극적으로 필요하지만 지금 북한과의 대화를 거론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대북제재를 최대한 강화하고 군사적 억제수단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대북 원유 공급 차단’과 ‘북한 해외 노동자 송출 금지’ 등의 조치를 국제사회가 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이 총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폭주를 멈추게 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조연설을 맡은 임성남 외교부 1차관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라며 “모든 징벌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임 차관은 현재 유엔에서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대북제재안에 “구속력이 있는 제재 조항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과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금지’ 등을 의미합니다. “북한에 외교·경제적 지렛대가 있는 주변 국가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의 국방부가 해마다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안보회의인 ‘제6회 서울안보대화’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국제회의에는 38개국에서 온 대표단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회의 기간 동안에는 북핵 문제외에도 ‘사이버 안보’, ‘신종 테러와 국제 공조’ 등 역내 안보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