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크로스DMZ 판문점 취재 불허

0:00 / 0:00

앵커: 남한 정부는 세계 여성 평화 운동가들이 걸어서 비무장지대를 건너는 '위민 크로스 디엠지'(WomenCrossDMZ) 행사에 대한 판문점 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24일 남북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건너는 행사를 준비 중인 ‘위민크로스DMZ’는 남한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판문점을 통해 남측으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위민크로스DMZ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씨는 “인류를 가로막은 가장 비이성적인 상징이 DMZ”라며 “이것을 걸어서 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197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매과이어를 포함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15개국에서 온 30여명의 여성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행사의 명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을 내걸고 있지만, 북한의 실상은 외면하고 있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그레그 스칼랴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평화주의 운동에 공감하지만, 북한에서 비인간적 반인륜적 범죄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중요시 하지 않고 평화주의 운동을 하는 건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한편, 남한 정부는 위민크로스DMZ 참가자들의 판문점 횡단은 막지 않겠지만, 기자들의 판문점 취재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초 남한 정부는 위민크로스DMZ 참가자들이 판문점을 통해 입경하겠다며 승인을 요청하자 안전 문제와 출입국 절차 등을 고려해 경의선 육로로 입국해야 한다고 지난 15일 답변한 바 있습니다.

남측 정부 당국자는 “언론사의 판문점 취재를 허용하면 마치 이들이 판문점으로 내려오는 것을 공식 승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취재 불허 이유로 들었습니다.

다만 남측 정부는 행사 참가자들이 계획대로 판문점을 통해 내려오라도 불법 입국으로 체포하지는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은 판문점으로 내려온 후 경의선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정상적인 출입경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은 24일 남측으로 내려와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평화 축제 등의 행사를 가진 뒤 26일 출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