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북핵문제 진전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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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문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진전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17일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진전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박근혜 정부에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맡겨 북한의 정치적 출구를 열어주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과 개성공단 폐쇄 움직임 등의 최근 상황 속에서 남북관계는 더 악화하고 있다는 게 스나이더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 어떻게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새 틀을 만들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북한 간 협상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가격표(price tag)는 오르는 데 반해 한국 박근혜 정부의 지불 의지는 더 낮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은 현재 한반도의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하길 원하지 않고 위기시 대처할 여력도 없다면서 북한의 핵 포기라는 전략적 선택을 촉구하긴 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오판 가능성은 높아지고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한 한국과 미국, 또 중국의 참을성은 줄어드는 등 현재 상황을 타파할 탈출구(great exit)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핵 문제 해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특히 스나이더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가 북한 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너무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중국 금융기관의 대북제재 움직임 등을 과대평가해선 곤란하단 설명입니다.

또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말로는 강력한 유엔의 대북제재, 미국의 대북독자제재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강력한 제재 수단(teeth)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13일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이 한국과 핵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이 다소 도발 위협 수위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 만일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선다면 (국지도발보다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은 할 지 안할 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할 것인가의 문제로 봅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또 앞으로 한미동맹이 맞게 될 큰 도전 중의 하나로 점증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능력을 꼽았습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을 5년 정도 후엔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북한의 핵확산 가능성은 한미 두 나라 동맹관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